윤석열 대통령이 전 정부의 도심재생 정책과 공시가격 현실화 등을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주민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19일 윤 대통령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열린 ‘도시혁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주제로 한 21번째 민생 토론회에서 “더 이상 국민들께서 마음 졸이는 일이 없도록 무모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폐지할 것”이라며 “법 개정 전이라도 다양한 정책수단을 통해서 폐지와 같은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오르자 이를 징벌적 과세로 수습하려 했다”며 “특히 공시가격을 매년 인위적으로 상승시키는 소위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시행했는데, 곳곳에서 엄청난 부작용이 드러나고 국민들의 고통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정부에서 5년간 공시가격을 연평균 10%씩 총 63%까지 올렸다. 결과적으로 집 한 채 가진 보통 사람들의 거주비 부담이 급등했다”며 “보유세가 두 배로 증가하면서 임대로 사는 분들은 임대인에게 월세를 내는데, 자기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월세에 해당하는 만큼 국가에 월세를 내는 그런 형국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또 “공시가격은 보유세뿐만 아니라 67개의 조세와 부담금과도 연계돼 있다”며 “지난 정부의 계획대로 2035년까지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끌어올렸다면 재산세 부담은 시세 변화와 관계없이 추가로 61%가 증가하게 되고, 2억원의 집을 보유하고 있다면 지역건강보험료는 3배까지 오르게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2020년 수준으로 일단 현실화율을 이미 되돌려 놨다”며 “그러나 우리가 법을 개정할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 시행령을 통해서 일단 한 것이고, 이것은 일시적인 조치고 아직도 많은 국민들께서 공시가격이 또 앞으로 오르게 되면 어떡하나 걱정하고 계신다”고 폐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도심재생 정책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도시재생이라면서 펼쳐온 벽화 그리기, 화단 조성 같은 사업들이 주민의 삶의 실제 도움이 됐냐”고 반문하며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민생에 실제 도움이 되고 민생을 살리는 방향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완전히 재편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모든 주민들이 깨끗한 집과 아파트 수준의 커뮤니티 시설을 누릴 수 있도록 뉴빌리지 사업, 약칭 뉴빌 사업을 도입하겠다”며 “뉴빌 사업은 주로 10호에서 50호 규모의 노후화된 단독주택과 빌라를 새로운 타운하우스와 현대적인 빌라로 재정비하는 사업”이라고 청사진을 내놨다.
아울러 “정부는 이 노후주택 정비 자금을 저금리로 융자해주고 또 주차장, CCTV, 운동시설을 포함한 주민 공동시설 설치를 재정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기존 예산을 효율적으로 재편해서 추가적인 재정 부담 없이 향후 10년간 이 사업에 10조를 지원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가칭 ‘청년주택정책과’를 국토부 안에 만들어야 할 필요성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청년 주택 정책에 대한 주무 부서가 있어야 지원 예산을 다룰 수 있다”며 “청년주택정책과라든지 이런 것이 국토부에 들어가서 주무 부서가 돼줘야 세제와 금융이 따라가게 되고 지원 예산 같은 것도 국가 예산 전체를 배분할 때 여기에 어느 정도 넣을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